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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세상

by honeyjung 2022. 2. 6.
고요한 세상_제프리 맥다니엘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의 눈을

더 많이 들여다보게 하고

또 침묵을 달래 주기 위해

정부는 한 사람당 하루에

정확히 백예순일곱 단어만 말하도록

법을 정했다

전화가 울리면 나는 '여보세요'라는 말 없이

가만히 수화기를 귀에 댄다

음식점에서는

치킨 누들 수프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나는 새로운 방식에 잘 적응하고 있다

밤 늦게 나는

멀리 있는 연인에게 전화를 걸어

자랑스럽게 말한다

오늘 쉰아홉 개의 단어만 썼으며

나머지는 당신을 위해 남겨 두었다고

그녀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면

나는 그녀가 자신의 다어를 다 써 버렸음을 안다

그러면 나는 '사랑해' 하고 천천히 속삭인다

서른두 번 하고 3분의 1만큼

그 후에 우리는 그냥 전화기를 들고 앉아

서로의 숨소리에 귀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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