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좋은글#글귀#감성#감성글귀#문학#시집#오늘의시#동백꽃1 동백꽃을 줍다 동백꽃을 줍다 _ 이원규 이미 져버린 꽃은 더 이상 꽃이 아닌 줄 알았다 새야, 시든 꽃잎을 물고 우는 동박새야 네게도 몸서리쳐지는 추억이 있느냐 보길도 부용마을에 와서 한겨울에 지는 동백꽃을 줍다가 나를 버린 얼굴 내가 버린 얼굴들을 보았다 숙아 철아 자야 국아 희야 철 지난 노래를 부르다 보면 하나 둘 꽃 속에 호얏불이 켜지는 데 대체 누가 울어 꽃은 지고 또 지는 것이냐 이 세상의 누군가를 만날 때 꽃은 피어 새들을 부르고 이 세상의 누군가에게 잊혀질 때 낙화의 겨울밤은 길고도 추웠다 잠시 지리산을 버리고 보길도의 동백꽃을 주우며 예송리 바닷가의 젖은 갯돌로 구르며 나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지 않는 꽃은 더 이상 꽃이 아니라는 것을 경아 혁아 화야 산아 시든 꽃잎을 물고 우는 동박새.. 2022. 2.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