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25 존재하는 것 존재하는 것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그것을 말하기에 나는 가끔 돌 하나를 바라 본다. 돌이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고 나는 그것이 하나의 돌 자체만으로 존재해서 기쁘다. 그것이 아무것도 느끼지 않아서 좋다. 그것이 나와 아무 관계도 아니어서 좋다. 때로는 바람 소리에 귀 기울여 본다. 그리고 느낀다. 바람 부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태어난 가치가 있구나. 2022. 2. 24. 좋은 시 역설 거닐라 노리스 처음 침묵 속에 앉아 있으려 할 때 그토록 많은 마음속 소음과 만나게 되는 것은 역설이다. 고통의 경험이 고통을 초월하게 하는 것은 역설이다. 고요함에 머무는 것이 오히려 충만한 삶과 존재로 이끄는 것은 역설이다. 우리의 마음은 역설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일들이 분명하기를 원한다. 안전이라는 환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분명함은 커다란 자기만족을 안겨 주기에. 하지만 우리 각자에게는 역설을 사랑하는 존재의 더 깊은 차원이 있다. 겨울 한가운데에 이미 여름의 씨앗이 자라고 있음을 아는.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기 시작한다는 것을 아는 삶의 모든 것이 밝았다 어두웠다 하면서 무엇인가로 되어 간다는 것을 아는. 어둠과 빛이 늘 함께 있으며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과 맞물.. 2022. 2. 23. 빛 빛은 어떻게 오는가 우리에게 닿기 위해 놀라울 만큼 광대한 공간을 가로질러 왔다는 것 그 빛은 숨어 있는 것들을 찾아내는 일을 좋아한다는 걸 나는 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 잊어버린 것 고통 속에 있는 것들 언젠가는 당신을 에워싸고 있는 가장 깊은 어둠 속으로 빛은 길을 내어 온다는 걸 나는 안다 2022. 2. 18. 치유 마침내 긍정을 향해 가는 길에서 무수한 장소마다 부딪치며 내 삶에 대해 부정했네 외면당한 상처들 붉은 빛 나는 자주색 흉터들 그 고통의 상형문자들이 내 피부와 뼛속까지 새겨져 그 암호화된 메시지들이 나를 다시 또다시 잘못된 길로 이끌었네 지금 그 길을 돌아보며 오래된 상처, 오래된 방황을 하나하나 들어 올려 내 가슴에 대며 말하네. 신성하다, 신성하다고 2022. 2. 18. 이전 1 2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