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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것 ​ 존재하는 것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그것을 말하기에 ​ 나는 가끔 돌 하나를 바라 본다. ​ 돌이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고 ​ 나는 그것이 하나의 돌 자체만으로 존재해서 기쁘다. ​ 그것이 아무것도 느끼지 않아서 좋다. ​ 그것이 나와 아무 관계도 아니어서 좋다. ​ 때로는 바람 소리에 귀 기울여 본다. ​ 그리고 느낀다. ​ 바람 부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 태어난 가치가 있구나. 2022. 2. 24.
좋은 시 역설 거닐라 노리스 처음 침묵 속에 앉아 있으려 할 때 그토록 많은 마음속 소음과 만나게 되는 것은 역설이다. 고통의 경험이 고통을 초월하게 하는 것은 역설이다. 고요함에 머무는 것이 오히려 충만한 삶과 존재로 이끄는 것은 역설이다. ​ 우리의 마음은 역설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일들이 분명하기를 원한다. 안전이라는 환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분명함은 커다란 자기만족을 안겨 주기에. ​ 하지만 우리 각자에게는 역설을 사랑하는 존재의 더 깊은 차원이 있다. 겨울 한가운데에 이미 여름의 씨앗이 자라고 있음을 아는.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기 시작한다는 것을 아는 삶의 모든 것이 밝았다 어두웠다 하면서 무엇인가로 되어 간다는 것을 아는. ​ 어둠과 빛이 늘 함께 있으며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과 맞물.. 2022. 2. 23.
빛은 어떻게 오는가 우리에게 닿기 위해 놀라울 만큼 광대한 공간을 가로질러 왔다는 것 ​ 그 빛은 숨어 있는 것들을 찾아내는 일을 좋아한다는 걸 나는 안다 ​ 우리가 잃어버린 것 잊어버린 것 고통 속에 있는 것들 ​ 언젠가는 당신을 에워싸고 있는 가장 깊은 어둠 속으로 빛은 길을 내어 온다는 걸 나는 안다 2022. 2. 18.
치유 마침내 긍정을 향해 가는 길에서 무수한 장소마다 부딪치며 내 삶에 대해 부정했네 외면당한 상처들 붉은 빛 나는 자주색 흉터들 그 고통의 상형문자들이 내 피부와 뼛속까지 새겨져 그 암호화된 메시지들이 나를 다시 또다시 잘못된 길로 이끌었네 지금 그 길을 돌아보며 오래된 상처, 오래된 방황을 하나하나 들어 올려 내 가슴에 대며 말하네. 신성하다, 신성하다고 2022. 2. 18.